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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에서 죽음을 맞이한 차수현은 7화 초반에 간단하게 살아 돌아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무전기가 제구실을 했습니다. 시그널 6화에서 보였던 답답한 진행을 7화에서 만회해보려는 스피디한 초반 진행은 괜찮았지만 후반에서는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시그널 6화가 마무리되면서 차수현이 죽음에서 어떻게 살아 돌아오는지에 대한 궁금함과 기대감이 컸었는데 설마 이렇게 간단히? 작가가 고민하기 싫었는지 차수현은 간단히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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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의 대반전이라는 차수현을 연기하는 김혜수의 하차는 없었습니다. 차수현이 살아나려면 오경태가 감옥에 가지 않으면 됩니다. 뭐 다른 가설도 세울 수 있지만 오경태가 무죄를 풀려나고 2015년 납치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게 맞는 설정으로 보입니다. 그럼 대도 사건의 진범을 잡아야 하고 진범은 한세규로 좁혀졌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증거입니다. 이재한이 그렇게 찾아 헤맸는데 증거는 한세규의 차 트렁크에 들어 있습니다.





숨겨져 있지도 않고 그냥 들어 있습니다. 한세규가 아마추어라는 설정을 염두에 둔 거라면 상당히 리얼하고 꼼꼼한 설정입니다. 운전기사를 미행하던 이재한은 간단히 한세규의 차 트렁크에 있는 증거를 입수하고 진범인 한세규를 체포합니다. 저는 여기서 한세규가 운전기사에게 죄를 씌우고 꼬리 자르기를 하진 않을까 예측했지만 증거물에 한세규의 지문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이것도 한세규가 아마추어라는 설정 때문이라면 작가의 디테일한 설정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아무튼 한세규는 체포되고 오경태는 풀려나고 차수현은 살아납니다. 하지만 차수현 대신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영대교 사고 때 오경태의 딸이 아닌 자신의 딸을 구한 회사원을 풀려난 오경태가 살해합니다. 결국 오경태는 이러나저러나 감옥에 갑니다. 자기 딸을 구한 회사원만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딸을 구합니다. 자신의 딸을 포기한 채 모르는 여자를 구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경태가 그런 상황이라도 같은 결과였을 건데 이은희작가는 오경태는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게 했고, 딸을 구한 회사원 출근길에 살해당하게 합니다. 김은희 작가가 강철의 연금술사에 감명을 받았는지 누군가를 살리면 누군가를 죽입니다. 결국 무전으로 사람을 구한다고 하더라고 죽임이라는 결과는 변하지 않고, 그 죽음의 위치와 방향만 옮겨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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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과거는 바꾼다는 건 박해영과 이재한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든 누군가가 죽는 결과라면 나 아는 사람을 살리고 다른 사람을 죽이자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은희 작가가 무전기를 계속 이런 식으로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는 무전을 통해서 생긴 변화로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 생기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고 후회하는 거보다 시도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아?"라는 차수현의 대사에서 앞으로 무전기가 좀 더 희망적으로 쓰일 거라는 뉘앙스도 느껴집니다. 그런데 콧날 연기 만렙의 이제훈이 아니 박해영이 무전기를 버립니다. 차수현의 죽음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는지 이제 과거와는 무전을 하지 않으려 하고 무전기를 버리지만, 무전기는 은폐 브라더스 넘버 2인 안치수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무전기는 다시 박해영의 손에 돌아 올 것입니다. 차수현이 죽음에서 돌아왔던 방법처럼 의외로 간단하게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안치수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걸 목격한 박해영이 몰래 훔쳐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제훈의 내레이션 같은 목소리는 아무래도 교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눈빛, 못 짓, 다 좋습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목소리는 그에게 평생 따라다닐 족쇄일 것입니다. 





박해영이 무전기를 버린 이유는 무전기로 인해 차수현의 죽음 몸서리치게 느꼈고, 무전기를 사용하기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변수가 너무 많고, 그리고 무전기를 가지고 있다가 충동적으로 사용을 하게 될까 봐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떠한 곡절을 겪고 무전기가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박해영이 무전기를 사용할 때에는 누군가 죽을지도 모르는 중압감을 이겨 내고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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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처럼 무전기를 답답하게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글을 마칩니다. 이은희 작가가 박해영이 각성하고 다시 무전기를 잡는 장면에서 육룡이 나르샤 처럼  용짤 하나 주는 건 어떨지... "현존 제일의 무전파일러 박.해.영!"이렇게 말입니다. 네 닥치겠습니다. <사진 =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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