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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맨 더넛츠 박준식 기승전 지현우

최근 신의 목소리, 듀엣가요제, 좀 있으면 시작하는 판타스틱 듀오까지 음악 예능이 대거 등장하면서 슈가맨에 있지도 않은 위기설을 언급하며 어그로를 끄는 경우가 보입니다. 슈가맨의 처음은 음악에 큰 비중을 두긴 했지만 새롭게 태어난 슈가맨은 토크 예능이고, 유재석과 유희열의 디스 전과 연령대별로 나뉜 판정단들과의 세대별 격차를 느끼게 해주는 대화, 프로듀서, 쇼맨, 그리고 가장 궁금한 슈가맨들의 근황이 시청자를 끌어들입니다. 





슈가맨 입장에서는 노래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노래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유희열과, 유재석이 꿀잼을 뽑아내고 분량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슈가맨의 가창력은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예능감이 뛰어나거나 독특한 캐릭터가 있는 슈가맨이 나올수록 더 큰 재미를 뽑아냅니다. 이번 주 쇼맨으로 나온 정용화가 라디오스타에 나온 거처럼 사투리 개그를 보여줘도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주의 슈가맨은 더넛츠와 더네임입니다. 두 팀 모두 당시에도 방송활동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추억할 수 있는 요소는 노래 밖에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더네임은 지금 들어도 세련된 더네임이라는 곡으로 R&B계열에 실력자가 또 나왔다며 큰 화제가 되었지만 방송에서 많이 볼 수 없었습니다. 절제된 윤민수의 목소리에 나얼의 느낌도 들어있는 좋은 보컬이었는데 어느 순간 프로듀서로서 전향을 했다고 합니다.





더네임의 근황은 시스타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본부장으로 있으면, 작곡, 뮤직비디오, 사진촬영까지 관여하면 앨범에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넛츠는 지현우의 밴드로 알려져 있지만, 더넛츠에서 지현우의 역할은 기타리스트입니다. 지현우만 관심받던 그룹이라 더넛츠 자체는 당시에도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비운의 그룹입니다. 기억에 남는 건 그들의 노래인 사랑의 바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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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밴드 하나가 방송에 나오려면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당시에 더넛츠는 드라마에서 밴드 역할로 출연할 하게 되며 더넛츠를 알리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런 기회는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밴드는 결국 음악으로 어필해야 하는데 보컬도 아닌 기티리스트인 지현우가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미 문차일드의 세션으로 활동을 해본 지현우는 생계를 위해 KBS 공채 시험을 치르며 더넛츠의 멤버로서도 활동하게 됩니다.


당시에 더넛츠로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그 힘으로 연기자로 나왔구나 생각했었는데, 밴드와 연기 둘 다를 동시에 시작한 것이고, 그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문차일드 세션으로 활동해본 경험으로 기본적인 생계문제를 유지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충분한 이해가 됩니다. 지현우도 예상 못한 아침드라마의 주연, 그리고 올드미스다이어리로 대세남에 등극하면서 더 넛츠도 덩달아 관심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 관심이 지현우에 국한되었고 더넛츠는 지현우의 배경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실제 보컬인 박준식은 자신이 보컬인데 지현우에게만 관심 쏠리는 것 때문에 지현우 트라우마가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지금은 예능적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박준식이 느꼈을 박탈감은 엄청났을 거라 생각되고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더넛츠의 사랑의 바보 뮤직비디오를 보면 가관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봐도 지현우가 보컬이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지현우 혼자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현우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밴드 하나가 뜨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그 밴드의 멤버가 관심을 받고 있다면 소속사 입장에서도 기댈 수밖에 없고, 더넛츠 멤버들 또한 지현우에게 기대지 않았다고 말하지 못 할 것입니다. 지현우 입장에서도 더넛츠를 띄우기 위해 보컬이 아님에도 앞에 나서야 해서 곤혹스러웠을 것입니다. 




결국 지현우는 탈퇴를 하기로 하고, 그 시기에 더넛츠의 계약기간도 끝나가면서 자연스레 팀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당시 더넛츠의 노래가 주목받을 때 지현우의 밴드로 기대기보다는 음악 활동으로 뭔가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게 없어서 자연스레 해체된 것 같고, 지현우가 팀을 버린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자주 보며 사이가 좋은 건 그러한 서로의 입장을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시에도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더넛츠의 멤버들과 보컬 박준식을 봐서 신선했지만 역시 대중과 슈가맨이 원한 건 지현우였습니다. 지현우가 두 곡이나 부르고 그걸 지켜보는 박준식의 마음은 어떨지... 그런데 187에 비율까지 끝내주는(드라마 송곳에서 슈트빨 정말 끝내줍니다.) 지현우가 노래까지 잘해버리니 여심은 물론 남자들도 초롱초롱 쳐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슈가맨도 더넛츠 자체보다는 지현우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고, 지현우가 부른 두 곡을 박준식과의 듀엣이었다면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방송이란 게 한 사람을 배려하기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진 = 슈가맨>

더네임(박보람)  vs 더넛츠(이하이)

52대48

더네임(박보람)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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